[위안부 운동, 성역에서 광장으로] 위안부 운동은 어떻게 주류가 됐나
매체명 : 중앙선데이   게재일 : 2021.03.06   조회수 : 252

위안부 운동, 성역에서 광장으로
심규선 지음
나남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역사 논쟁에 재등판했다. 이번에는 ‘위안부는 매춘부’라는 취지의 하버드대 교수의 논문이 불씨를 댕겼다. 이번 논란도 마찬가지로 학계 안팎의 전문가들이 어떤 사료를 연구했는지, 당시 시대 상황을 어떻게 해석했는지 등을 두고 첨예한 의견 갈등을 보인다.
 
역사적 사실 여부를 떠나 위안부 문제를 다른 시각으로 분석한 저서가 출간돼 흥미롭다. 한국 사회에서 위안부 운동이 어떤 식으로 소비됐는지, 어떻게 ‘주류’로서 자리 잡게 됐는지를 집중 조명한다. 특히 30년 동안 국내 위안부 운동을 이끌어온 정의기억연대(정의연)를 빼놓고 위안부를 이야기할 수 없는 만큼, 30년 기자생활 출신의 저자 역시 정의연에 가장 먼저 주목한다. 지난해 5월 정의연이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와의 갈등 과정에서 스스로 ‘피해자 생활지원 단체가 아니다’라고 보인 입장은 지원단체와 피해자 간의 주객이 전도됐다는 ‘의심’을 ‘확신’으로 만들었다. 저자는 이에 대해 ‘피해자 중심주의’가 아닌 ‘피해자단체 중심주의’라고 표현한다. 한마디로 존재의 본질에서 벗어나도 한참 벗어났다는 의미다.
 
지원단체만 운동의 방향성을 뒤튼 것이 아니다. 그간 지원단체에 기대어 위안부 문제를 다뤄온 정부, ‘다른 목소리’를 내는 피해자의 목소리를 외면한 언론, 다수설만 고집해온 학계 모두가 위안부 운동을 이용한 공범이라고 저자는 과감히 쓴소리한다.
 
특히 목차에서 눈에 띈 ‘박유하 교수’라는 글자는 이 책을 더욱 오랫동안 들여다보게 만든다. 박 교수는 2013년 『제국의 위안부』란 책을 펴내 역사 왜곡 논란의 중심에 선 학자다. 지원단체에 의해 관련 법정 소송까지 휘말렸다. 그런 박 교수를 지켜본 저자는 주장의 정당성과는 별개로 기존 상식에 도전하는 행위가 어떤 수모를 감내해야 하는지 뼈저리게 깨달았다고 썼다.
 

위안부 운동, 성역에서 광장으로_앞표지.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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