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전(前) 대통령은 정치적 스승 김재규 전(前) 중정(中情)부장은 중학교 스승"
매체명 : 조선일보   게재일 : 2009-08-04   조회수 : 5415
이만섭 전(前)국회의장 회고록 내
이만섭 전 국회의장(77)이 3일 박정희 정권의 탄생에서부터 소멸까지의 비화(祕話)를 담은 회고록 5·16과 10·26 박정희 김재규 그리고 나를 출간했다. 동아일보 기자로 일하다 1963년 정계에 입문한 그는 국회의원 8번, 국회의장 2차례, 여러 정당의 대표를 지낸 원로 정치인이다.

이 전 국회의장은 이 책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을 정치적 스승,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을 중학교 스승이라고 밝히면서 각별한 관계임을 털어놓았다. 그는 "박 전 대통령과 (첫 대통령 선거 당시였던 1963년) 침식을 같이 하며 전국 유세를 다녔고,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대통령이 수시로 청와대로 나를 불러 일일이 의논했다"고 말했다. 이 전 국회의장은 기자시절 박정희 당시 최고회의 의장의 울릉도 순방을 따라갔다 박 의장이 바다에 빠질 뻔했던 일화에서부터 3선 개헌에 반대해 박 전 대통령에게 권력 이양 등을 요구하며 청와대에서 설전을 벌였던 일 등 다양한 비사를 소개했다.

김재규 전 중정 부장에 대해서는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이 전 국회의장은 "중학교 시절 체육교사였던 김 전 부장은 정이 많아 제자들과 형제처럼 지냈고, 이후 정부 요직에 있을 때도 대통령에게 직언을 많이 했었다"며 "차지철 당시 대통령 경호실장과 권력 갈등으로 인해 대통령 시해까지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전 국회의장은 차지철 전 경호실장이 공화당 간부회의를 좌지우지하고, 20명 정도의 국회의원으로부터 별도의 보고를 받는 등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했던 점도 지적했다.

그는 회고록을 쓴 이유에 대해 "박정희 정권이 5·16으로 탄생해 10·26으로 소멸될 때까지의 정치적 상황을 분석해 기록으로 남겨야 역사를 올바르게 평가하고, 10·26같은 패륜적 비극도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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