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이여, 국제기구에 도전하라
매체명 : 조선일보   게재일 : 2009-07-31   조회수 : 4991
지구촌 시대의 평화와 인권
박경서 지음|나남|558쪽|2만5000원

바깥에서 본 한국의 모습은 쉽게 이해하기 어려울지 모른다. 전쟁의 잿더미에서 불과 몇십년 만에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을 이룬 기적의 나라인가 하면 국회의사당에서는 여전히 멱살잡이, 주먹질이 난무하는 의회정치 후진국이기도 하다. 보기 드문 분단국가로 북한의 핵 개발, 군사적 긴장이 팽배한 나라인 동시에 휴전선 바로 아래서 글로벌 기업의 최첨단 전자제품이 생산되고 휴전선 북쪽 개성에 남쪽 기업이 공업 단지를 조성한, 기묘한 평화가 유지되는 곳이다.

세계교회협의회(WCC) 아시아국장으로 스위스 제네바에서 20년을 보냈고 2001년부터 7년간 대한민국 초대 인권 대사를 지낸 박경서 이화여대 석좌교수가 한국을 보는 관점의 핵심은 인권이다. 그는 "20세기 발전 모델은 경제 성장을 모범 답안으로 생각했으며 그 결과 국가 안보의 논리에서 인권과 환경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그러나 21세기 발전모델은 인권과 환경을 전제로 하게 되었다"며 "한국은 여전히 유엔과 국제기구의 인권 권고 사항에 훨씬 못 미치는 국내법 정비의 과제를 안고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저자가 2007년부터 이화여대에서 지구촌 인권과 평화를 강의한 내용을 담고 있다. 평화와 정의, 인권이라는 추상적 개념들을 국제적 관점에서 풀어나가는 저자는 이들 개념을 이론만이 아닌, 실제 국제 사회에서의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한국뿐 아니라 인도·파키스탄 분쟁, 미얀마와 인도네시아, 동티모르, 스리랑카 등 아시아의 분쟁국들, 유럽과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겪은 내전과 국제 분쟁, 통합, 평화의 경험이 구체적으로 제시된다.

저자가 이 책에 담은 또 하나의 핵심은 젊은이들에 대한 국제기구 진출 요구다. 한국 젊은이들이 평화와 인권을 전문 영역으로 삼아 국제기구에 더 많이, 더 적극적으로 진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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