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비책] [신간] 당선비책
매체명 : 연합뉴스   게재일 : 2022.01.13   조회수 : 141

후안흑심·행복한 나라의 불행한 사람들

 

사회학자인 저자(한양대 경영대학 명예교수)는 미국과 우리나라에서 40년 동안 '마케팅'을 연구하고 가르쳐왔다. 제19대 대선 때는 문재인 캠프 홍보본부장으로서 승리를 이끄는 데 앞장서기도 했다.

선거는 다름 아닌 마케팅이라는 게 저자의 결론이다. 마케팅에서 가르치는 마케팅조사방법론은 여론조사의 다른 이름이며, 소비자행동은 유권자행동에 바로 적용되는 상위이론이고, 광고와 PR은 요즘의 선거 현장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소통도구임을 환기시킨다. 전쟁은 전략이 있어야 승리할 수 있듯, 선거라는 전쟁도 결국 마케팅 전략이 승패를 좌우한다는 거다.

올해 제20대 대선과 제8회 지방선거를 앞두고 출간된 이 책은 한국·미국·영국의 다양한 선거 캠프의 사례를 통해 마케팅 관점에서 어떤 선거 전략을 수립하고 실천해야 하는지 풀어낸다. 저자가 제시하는 필승 전략은 유권자를 분석해 세분화(segmentation)하고, 세분화한 유권자 부류 중 선거 운동에 집중할 대상을 골라내는 타게팅(targeting) 작업을 거쳐, 유권자들에게 후보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포지셔닝(positioning) 전략 등 'STP 전략'이다.

2020년 타계한 예춘호(芮春浩) 전 국회의원의 장남인 저자는 "아버지의 정치생활을 보면서 정치에 환멸을 갖게 되었고, 그 이후 정치를 철저하게 외면하고 살았다"고 고백한 뒤 "그런데 촛불정국을 겪으면서 그런 냉소적인 태도가 플라톤의 말처럼 '가장 저질스러운 자들에게 지배당하는 상황'을 초래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좋은 지도자를 뽑는 일만큼은 도외시해서 안된다는 깨달음도 얻었다"고 들려준다.

다음은 책의 말미에 있는 '목민관과 서번트 리더십' 부분에서 저자가 제시한 공직자의 자세에 관한 조언이다. 다산 정약용의 '청렴'과 '섬김'에 바탕을 두고 있다.

"공직자는 나를 한없이 낮추고, 국민을 높이 섬기며, 나의 이익이 아닌 국가의 이익을 위해 일해야 한다. 그래서 다산은 공직 생활을 잘할 수 있는 요체로 '경외할 외(畏)'자를 꼽았다. 언제나 마음속에 백성을 존경하는 마음과 두려움을 간직하고 조심하면 허물을 작게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는 '리더는 곧 머슴'이라는 뜻의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과 상통한다. 공무원을 공복(公僕)이라고 하는데, 국민의 심부름꾼이라는 뜻이다."

나남출판. 304쪽.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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