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대립을 넘어…보수·진보 서로에게 다가서다
매체명 : 헤럴드경제   게재일 : 2010-07-01   조회수 : 4591
작금의 우리 사회는 심각한 분열과 갈등을 겪고 있다. 그 갈등은 계급과 세대, 지역, 성별, 종교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 있으나 그 궁극에 가면 이념대립으로 귀결되는 경향이 있다. 사회주의와 자본주의라는 구시대적인 이념대립의 시대를 지나 21세기에 진입한 지도 한참 지났지만 우리사회에선 아직도 좌와 우, 보수와 진보의 대립이 지속되면서 진정한 선진국 진입을 위해선 대통합의 필요성이 높아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반도선진화재단과 한국미래학회 좋은정책포럼이 ‘한국의 이념논쟁’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상생과 대통합을 위한 공론의 장을 마련, 진지한 대화를 나눈 다음 이를 한 권의 책으로 펴냈다.

선진화재단의 주관으로 미래학회가 보수를, 좋은정책포럼은 진보를 대표해서 진용을 구성한 다음 2008년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무려 3년에 걸쳐 각각의 대표 논객과 석학이 세미나와 토론회, 대담 등 다양한 형식을 통해 주요 분야의 핵심 이슈를 해부했다.

이 책에서 다루는 영역은 주요 쟁점 분야를 모두 포괄하고 있다. 한국의 보수와 진보의 역사적 연원에서부터 각각의 본질과 특질, 경제 발전과 분배의 문제, 금융과 글로벌화에 대한 시각과 대안, 사회통합, 북한문제를 바라보는 시각 등 핵심 이슈를 망라하고 있다.

특히 이들 논쟁을 총괄하면서 전상인 서울대 교수의 사회로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과 최장집 전 고려대 교수가 진행한 ‘화해와 상생을 위한 새로운 길을 찾아서’라는 제목의 대담으로 대미를 장식하고 있다.

‘보수와 진보의 대화와 상생’이라는 제목이 말하듯, 이 책은 단순히 보수와 진보의 차이를 드러내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한국사회 공동체의 발전을 위한 긍정적 에너지로 승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실제로 보수와 진보는 공히 발전을 추구한다는 측면에서 동일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보수는 역사와 전통을 바탕으로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신중한 개혁 또는 발전 지향성을 지니고 있다. 진보는 인간의 완전성의 신념에서 좀더 빠른 개혁을 추진하려는 개혁 지향성을 지니고 있다. 이처럼 사회를 개량하고 개혁해 좀더 나은 사회를 만들겠다는 점에서 보수와 진보는 공통의 목표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환기시킨다.

현재 우리사회의 가치상실과 이념혼돈은 보수와 진보 진영 모두에 진지한 자성을 요구하고 있다. 이 책은 이런 문제의식 아래 어느 한쪽으로 기우는 것을 방지하는 데 주의를 기울이면서, 새로운 시대정신의 필요성을 느끼게 하고 있다.

보수와 진보의 대화와…/한반도선진화재단 외 공편/나남

2010.07.01 헤럴드경제
이해준 기자/hjlee@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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