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경향]내부고발의 논리
매체명 : 경향신문   게재일 : 2009-03-04   조회수 : 6283
ㆍ‘양심의 호루라기’ 국민 눈을 밝힌다

‘내부 고발자 보호제도의 목적은, 불의나 부정에 양심의 고통을 크게 느껴 그런 일에 항의했을 때 적어도 그렇게 했다고 해서 불이익을 받는 일만은 없도록 하려는 것이다.’

이 문구는 <내부고발의 논리>(박흥식·나남출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저자는 1990년 감사 비리를 고발한 이문옥 감사관의 강연을 우연히 접하고 내부고발 연구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책은 공직 부패뿐만 아니라 안전·보건·환경·노동 등 각 분야의 사례와 미국 관련 법령 분석을 통해 내부 고발자 보호제도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이런 연구 성과는 국내에서 부패행위 신고자에 대한 법적 보호 및 보상을 담은 부패방지법 제정에도 큰 기여를 했다.

내부 고발자들은 조직 내부에 견고하게 은폐된 부정부패와 불법, 비리에 대해 ‘양심의 호루라기’를 분 사람들이다. 저자는 그래서 이문옥 감사관, 윤석양 이병, 한준수 군수 등에 대해 “이들의 결단과 헌신, 용기가 그래도 세상을 이만큼이나 반듯하게 지켜가고 있다고 믿는다”며 감사를 표한다.

그러나 심청이가 인당수에 몸을 던지듯 국민의 눈을 밝히기 위해 ‘사회적 자살’을 감행한 내부 고발자들에게 우리 사회는 과연 <심청전>처럼 ‘연꽃’을 준비하고 있는가.

최근 4대강 정비사업이 대운하 사업의 전초라고 양심고백한 건설기술연구원의 김이태 박사가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받았다. ‘국가가 내부 고발자들을 무방비 상태로 보복에 방치하는 것은 무례이며, 보호는 우리 보통사람들의 염치라고 생각한다’는 저자의 목소리가 가슴 속에서 다시 울려퍼진다.

<이지문 | 공익제보자와함께하는모임 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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