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공화주의 연구의 고전 '마키아벨리언 모멘트'
매체명 : 아시아경제   게재일 : 2011-02-09   조회수 : 3985
마키아벨리언 모멘트:피렌체 정치사상과 대서양의 공화주의 전통

J.G.A. 포칵 지음/ 곽차섭 옮김/ 1권 3만2000원, 2권 2만8000원

무게 있는 책이 곽차섭 부산대 교수의 번역으로 나왔다. 내용 뿐 아니라 크기에서도 1000여쪽에 이르는 만만찮은 분량이다. 1975년 출간 당시 J.G.A. 포칵(존스홉킨스대 명예교수)에게 명성과 함께 학계에 논쟁거리를 던진 현대의 고전인 이 책은 그리스ㆍ로마의 고전 공화주의(Republicanism)가 이탈리아, 영국, 미국을 거치면서 변형하고 시대에 적응해 가는 모습을 추적했다.

포칵은 이 책에서 절제와 자유를 강조하는 그리스의 공화주의 윤리가 중세에 잠시 죽어지내다가 마키아벨리의 손에 부활돼 현대에까지 영향을 줬다고 말한다. 자유로운 시민의 정치 참여를 주장하는 공화주의는 그러나 내부에 치명적인 계기(Moment)를 안고 있었다. 요즘으로 치면, 아끼고 바르게 살아 부국강병을 하자는 고전 공화주의는 그 결과로 국가에 부가 쌓이고 땅이 넓어지게 된다. 하지만 이런 부는 훌륭한 시민들의 정신을 현혹시켜 물질적 향락에 빠뜨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시민적 도덕이 가장 충만한 순간이 국가의 몰락(corruption)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된 것이다.

포칵은 시대별 공화주의자들의 주장을 따라가면서 이런 딜레마를 어떻게 해결하려고 했는지 포착하려고 한다. 최종적으로는 미국 혁명에서 고전 공화주의와 자본주의가 타협하는 지점을 제시함으로써 마무리 된다.

2011.02.09 아시아경제
성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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