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자 책읽기>육당 장손이 조부 친일행적 반박
매체명 : 문화일보   게재일 : 2011-03-04   조회수 : 3608
나의 할아버지 육당 최남선 / 최학주 지음 / 나남출판사

육당 최남선은 독립선언서를 기초하고도 친일의 오명을 뒤집어쓴 인물이다. 미국 뉴욕에 거주하고 있는 육당의 장손인 저자가 조부의 친일론을 반박하는 내용으로 책을 썼다. 저자는 조선사 편수위원과 중추원 참의를 지낸 육당의 친일 행적이 근대 세계주의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불거진 세간의 오해라고 주장한다.

그는 "할아버지의 조선사편수회 참가 이유는 조선인이 인지하는 조선사 편찬이었고, 총독부에 의해 이미 반(半)일본화한 조선사를 깨뜨리고자 세계사 일부로서의 조선사를 정립한 것"이라고 밝힌다.

이 책이 특별히 관심을 끄는 것은 처음 공개되는 사진과 내용이 많아서다. 육당 선대부터 개화운동에 참여해 근대화운동으로 이어지는 장면을 상세히 서술하고, 육당 집안의 가계도를 관련 사진들과 함께 처음으로 밝힌다.

육당 집안이 좌우 이념을 뛰어넘어 당대 지식인들과 교유(交遊)했다는 내용이 새롭다. 저자는 육당이 좌우합작 노선인 신간회 운동의 구심점이라고 주장한다. 육당이 동아일보의 자치론자였다는 기존 학설을 뒤집는 내용이다. 최남선 직계 가족의 이러한 증언에 대해 학계가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하다.

2011.03.04 문화일보
장재선기자 jeije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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