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와 통합'의 디지털미디어 정책이란
매체명 : 아이뉴스   게재일 : 2011-10-23   조회수 : 2631
참여와 통합의 디지털미디어 정책이란

고삼석 전 청와대 행정관의 디지털미디어디바이스

[강호성기자] 우리 정부는 2012년 12월31일 아날로그 지상파방송을 중단하고 디지털 방송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지난 80년대 컬러TV 도입이 방송산업의 일대 변화를 가져왔다면, 디지털 전환은 방송정책과 산업, 그리고 사회 전반에 걸쳐 큰 변화를 가져올 방송패러다임의 일대 혁신이라 할 수 있다.

지상파방송을 비롯한 방송의 디지털화는 디지털(혹은 스마트)TV 등 관련산업의 육성과 디지털 양방향서비스와 같은 새로운 방송통신 융합서비스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고품질 방송서비스는 수용자 복지를 높이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이러한 낙관적 전망과 달리 디지털 전환 효과와 혜택이 모든 국민들에게 차별 없이 골고루 돌아갈 수 있을 것인지, 정부의 디지털 미디어 정책이 효율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지에 대한 문제제기도 계속되고 있다.

국민 계층의 경제적 능력과 무관하게 국가적 프로젝트 차원에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한다면 저소득층, 장애인이나 노약자들은 디지털 사회의 혜택으로부터 배제되거나 소외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정부의 디지털 전환 지원사업이 지상파방송을 직접 수신하는 일부 경제적 취약계층에 한정되고, DtoA 컨버터 공급중심으로 계속 진행될 경우 계층간 정보격차, 즉 디지털 미디어 디바이드(Digital Media Divide)가 초래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각종 조사결과를 보면, 스마트폰·태블릿PC·IPTV 등 각종 디지털 미디어의 보유율과 이용에서 소득과 교육수준·연령·성별·직업·지역과 같은 사회경제적 계층요인에 따른 격차가 나타난다.

디지털 미디어 디바이드는 컴퓨터 및 인터넷과 관련된 정보격차 연구는 물론, 최근 스마트폰의 확산, 디지털(스마트)TV의 보급과 같은 디지털 컨버전스 미디어의 도입과 이용에 따른 디지털 미디어 디바이드 현상을 연구하는데 적용할 수 있는 이론적 틀을 새롭게 구축·제시(1~2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디지털 전환에 따른 정보격차 해소를 위한 해외 주요 국가들의 구체적인 정책 사례들을 검토했고, 디지털 방송정책의 실무를 담당했던 방송통신위원회 간부급 공무원들과 업계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심층인터뷰를 토대로 디지털 방송정책의 현황과 문제점, 그리고 해법 등을 종합적으로 제시해 놓고 있다(3장∼4장).

정보화가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킨다는 비관적 입장에서 보면, 디지털 미디어 디바이드는 단순한 기술적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정치적 차원의 문제라 할 것이다.

디지털 컨버전스 사회에서 지식과 정보는 경제활동의 핵심적 요소라는 점에서, 디지털 미디어 디바이드는 사회적 불평등을 유발하는 새로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저자가 디지털TV와 방송에 초점을 맞춰 디지털 미디어 디바이드 문제를 연구한 것은, 디지털 방송영역에서 나타나고 있거나 앞으로 나타날 수 있는 정보격차 문제를 상대적으로 가볍게 다루고 있다고 인식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정보격차에 관한 이론적 논의와 해외사례 연구, 그리고 이용자 대상 실증 연구를 통해 디지털 미디어 디바이드의 실태를 보여줌으로써 이에 대한 정책담당자들과 연구자들의 관심을 환기시키고자 했다.

동시에 이용자(수용자) 중심의 디지털 전환 정책 추진을 통해 미디어 이용자 개개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정치적·사회적·경제적 참여기회 또한 확보해 줌으로써 궁극적으로 사회통합을 지향하는 디지털 컨버전스 환경 실현의 필요성을 강조하고자 했다.

저자 고삼석은 국회 보좌관을 거쳐 참여정부 대통령비서실 혁신담당관과 행정관(방송정책담당), 국무총리 산하 방송통신융합추진위원회 전문위원(총괄)을 역임하며 방송부문 정책 현장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지금은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 객원교수와 신문방송학부 강사로 재직하고 있다.(378쪽 / 19,000원/ ISBN 978-89-300-8574-8)

<2011.10.23. 아이뉴스 강호성기자 chaosi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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