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독 방한> 블로거가 올리는 뉴스는 ...
매체명 : 조선일보   게재일 : 2011-10-30   조회수 : 2710
블로거가 올리는 뉴스는 신문의 경쟁자 될 수 없다.

비판적 언론학자 그레이엄 머독 교수 방한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은 교수들의 강의 자료를 웹사이트에 올려 모든 사람들이 볼 수 있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걸 시장에 팔았다면 엄청난 돈을 벌었겠지만 지식의 사회환원 차원에서 내린 결단입니다. 이런 정보 접근권이 민주주의 확장에 필수적입니다."

비판적 언론학자 그레이엄 머독(Murdock·65) 영국 러프버러 대학 교수가 한국언론학회가 주최하는 국내외 석학 초빙 국제세미나 참석차 방한했다. 28일 서울 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세미나에 참석한 머독 교수는 현대자본주의의 흐름과 미디어 산업의 새 경향, 디지털시대 미디어의 공공성에 대해 발표했다.

2006년 이후 두 번째로 한국을 방문한 머독 교수는 비판적 미디어 정치경제학의 대표적 학자로 그의 저서는 19개 언어로 번역되어 읽히고 있다. 그는 "거실에 앉아서 24시간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을 다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지식의 독점은 이미 깨졌다"면서 "여기서 더 나아가 시민들이 인터넷 등을 통해 자신의 생각과 아이디어를 적극 주장하는 참정권의 확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터넷 블로거 역할에 대해선 회의적이었다. 그는 "블로거가 올리는 뉴스는 신문의 경쟁자가 될 수 없다"며 머독은 "신문이 나름의 명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같은 내용을 인터넷에 올리더라도 신문이 눈에 더 잘 띄며 신뢰도를 인정받는다"고 말했다. 무료 신문에 대해서도 비슷한 의견. "무가신문은 스포츠·연예·오락에 치중해 정치·경제문제를 진지하게 다룰 수 없다"며 "기성 언론에 심각한 도전은 되지 못한다"고 했다.

그는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 소유의 신문이 부시의 이라크 침공을 호의 일변도로 보도하는 등 공정성을 잃고 있다"며 "다양한 사회운동과 이해집단, 공동체를 연결하는 디지털 링크를 발전시킴으로써 새로운 문화적 디지털 공유지(digital commons)를 구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머독 교수의 방한에 맞춰 그의 폭넓은 연구 성과를 담은 신간 디지털 시대와 미디어 공공성: 미디어, 문화, 경제(나남)도 발간됐다.

<2011.10.30 조선일보/ 신용관 기자 qq@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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