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가 남긴 검은 얼룩에서 감각하는 폐허의 풍경
차갑게 빛나는 유머와 그로테스크의 언어
이영주 시인의 지난 26년이 집약된 첫 선집 《아름다워지기 전에 뒤를 돌아보면 안 돼》가 나남문학선 56권으로 출간되었다. 시인은 새천년을 맞아 한국 시 영토를 넓힐 신예라는 기대 속에 등단하며 “어두운 내면의 상처와 고통을 그로테스크한 신체성으로 형상화한 실험적 언어”로 주목받았다. 이후 한 세대가 흐르는 동안 줄곧 “좋은 말만 하기 운동”을 거부하고 시 쓰기의 윤리와 가능성을 탐구해 왔다. 그로테스크, 유머, 우화적 상상력이 돋보이는 그의 언어는 독자들에게 사랑과 고통, 재난과 상실을 바라보는 새로운 감수성을 제시한다.
이렇듯 “가혹한 세계의 폭력을 온몸으로 감각하며 슬픔을 시작(始作)하고 시작(詩作)해 온 이영주 시인”에게 제24회 지훈문학상이 돌아갔다. 수상 기념 선집 《아름다워지기 전에 뒤를 돌아보면 안 돼》에는 시인의 작품세계를 충실히 반영하는 시 59편, 에세이 12편, 시론 2편 등이 수록되었다. “지배적인 거대 서사에 저항하는 흔적과 얼룩의 언어를 발굴해 온” 시인의 다가오는 ‘시작’을 기다리고 응원하는 많은 독자에게 반가운 선물이 될 것이다.
⊙ 책 소개
“상실감에 집중하면서 실패를 가장 실감나게 느끼면서
비가 올 때마다 노래를 불렀습니다”
2000년 등단 이후 26년간 끊임없이 나와 세계의 고통을 찾아 노래해 온 시인 이영주의 작품세계를 아우르는 선집 《아름다워지기 전에 뒤를 돌아보면 안 돼》가 출간되었다. “상처는 우리의 자연”이며 “존재가 저 자신을 보는 창”이라고 말하는 그는, 개인의 감각과 경험에서 세계의 균열을 추리해 낸다. 이번 선집은 시인이 특유의 유머와 그로테스크한 비유로 존재 안팎의 상실을 들추는 시 59편을 담았다. 또 산문 12편과 시론 2편을 더해, 시인이 시적 영감을 얻고 언어화하는 과정을 가까이 들여다볼 수 있게 했다.
“누군가 시를 쓰게 된다는 것은
결핍과 부정이 우리 안을 물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영주는 시 쓰기의 의미와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되묻는 시인이다. 그는 사랑과 상실, 몸과 언어를 둘러싼 폭력을 지금 여기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현실로 받아들인다. 그렇기에 “점점 깊숙이 박히는 파편을 더듬으며 끝까지 기어가는 [...] 흰쥐의 운명”을 어떻게 쓸 것인지 늘 시험해 왔다. 결국 그의 시 세계에서 시인은 진실을 말하는 용기와 책임을 짊어진 자로 자리매김하고, 시는 현실의 고통을 견디며 연대와 애도를 실천하는 하나의 방편이 된다.
제24회 지훈문학상 수상 기념 선집
이영주 시인의 제24회 지훈문학상 수상을 기념하여 나남출판은 시인의 사반세기 시력을 되새기는 《아름다워지기 전에 뒤를 돌아보면 안 돼》를 56번째 나남문학선으로 펴냈다. 앞으로도 “소외된 타자의 고통에 응답하는” 시인의 “거대 서사에 저항하는 흔적과 얼룩의 언어”가 씩씩하게 계속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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