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와 형식 2

에른스트 카시러 지음 임홍배 옮김

판매가(적립금) 26,000 (1,300원)
분류 한국연구재단 학술명저번역총서 서양편 464
판형 신국판
면수 408
발행일 2025-09-30
ISBN 978-89-300-4210-9
수량
총 도서 금액     26,000

20세기 문화철학의 거장 카시러

자유와 형식의 변증법으로 그려 낸 독일 정신사의 지형

 

20세기 문화철학의 거장이자 신칸트학파 철학자 에른스트 카시러의 초기 대표작 《자유와 형식―독일 정신사 연구》(1916)가 국내 최초 완역되었다. 《자유와 형식》은 카시러가 상징철학을 체계화하기 전, 주체적 해석자로서 ‘독일 정신사’라는 거대한 서사를 시현해 낸 사상적 실험이자 카시러 철학 세계의 초안이라 할 수 있다. ‘자유’와 ‘형식’은 카시러가 각각 칸트와 괴테 철학에서 빌려 온 개념으로 ‘독일 정신사’라는 장대한 연구의 구심점이 된다. 이 둘은 대립과 강화를 반복하는 팽팽한 긴장 관계 속에서 독일 정신사의 흐름을 역동적으로 견인한다.

더불어 괴테 연구자이자 독문학자인 임홍배 서울대 독문과 명예교수의 번역은 카시러의 사유의 깊이를 고스란히 담아냈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역자의 단정한 주석과 해제는 카시러의 독일 정신사 연구라는 방대한 지적 탐험에 든든한 안내자가 되어 줄 것이다.

 

 

 

◉ 출판사 리뷰(예스) / 출판사 제공 책소개(알라딘) / 출판사 서평(교보)

 

루터부터 헤겔까지, 독일 정신사의 지도를 그리다

 

루터에서 시작하여 라이프니츠, 칸트, 괴테, 실러, 헤겔의 철학을 넘나드는 카시러의 통찰은 독일 정신사라는 광활한 바다에서 유연하게 헤엄치는 물고기의 움직임을 보는 듯하다. 카시러는 각 사상가들의 세계에 카시러 본인이 먼저 흠뻑 젖어든 다음, 한 발짝 물러서서 그가 경험한 세계를 펼쳐 보인다. 여느 정신사처럼 각 사상가의 철학에 과하게 개입하여 단정하거나 단순 나열 혹은 요약하는 양극적인 방식을 지양한다. “추상적인 철학적 공식으로 미리 규정하려 들지 않고 독일 정신사의 ‘활동과 수난’ 자체를 통해 독일 정신의 본질을 간접적으로 서술”(1권 17쪽)한다. 일정한 흐름 없이 난장으로 존재하던 각각의 철학 세계를 하나의 지도 안에 그려 내어 독일 지성사의 지형을 가늠하는 카시러만의 독창적인 독일 정신사 연구는, 카시러가 후에 전개하고 확립한 상징철학의 주요 골자인 ‘세계를 창조하고 해석하는 인간의 창조 능력’을 그 자체로 증명해 낸다.

 

 

10년간의 연구, 독창적 통찰과 집요한 사유의 기록

 

카시러의 첫 저작의 출간 시기(1902)를 감안했을 때, 《자유와 형식》(1916)은 최소 10년간의 연구가 수렴된 것으로 보인다. 카시러의 노트와 강의안을 보면, 1900년대 중반부터 괴테와 칸트, 헤르더의 철학을 연결하는 작업을 해왔음을 알 수 있다. 이 책을 집필하기 위해 그러모은 저서 및 논문부터 편지, 대화록, 메모로 빼곡한 참고문헌 목록에서 경계를 넘나드는 카시러만의 집요한 성실함이 보인다.

카시러는 철학 개념 하나하나에 집요하게 파고들다가도 금세 멀찍이 떨어져서 전체적 조망을 그린다. 대담한 붓질로 전체상을 그려 내는 동시에 베일 듯 섬세한 선으로 개념 하나하나를 규명하며, 거시적 조망과 미시적 분석 사이를 유연하게 오가는 지적 사유에서, 젊은 학자의 번뜩이는 통찰력과 맹렬한 탐구심이 느껴진다.

 

 

철학사의 고전으로 남을 카시러의 독일 정신사 연구

 

집필의 말미, 카시러의 ‘자유’에의 탐구는 1차 세계대전이라는 전대미문의 전란을 만나 철학의 경계를 넘어 인본주의적 사유로 비약적인 확장을 경험한다. 국가와 민족의 생존 앞에서 인간의 자율성이 구석으로 내몰리는 전쟁의 상황을 몸소 겪으며, 카시러는 《자유와 형식》의 집필에 치열히 몰두한다. 전쟁의 광기, 극단적 민족주의의 담론 속에서도 자유의 가치를 끝까지 수호하며, 전쟁이라는 절대적 폭력 앞에 자유의 자리를 지킬 수 있는 길을 찾기 위해 깊이 고뇌하고 분투한다.

《자유와 형식: 독일 정신사 연구》는 카시러가 신칸트학파 대표 철학자에서 문화철학의 거장으로 건너가는 길목에 세운 초석과도 같다. 그는 자신이 구축하고자 하는 철학 세계를 ‘독일 정신사’라는 장대한 연구를 통해 서사적으로 재현해 내며, 젊은 학자로서의 기개와 포부, 성실함을 여실히 보여 주었다. 카시러 사유의 원형을 보여 줄 뿐만 아니라 독일 정신사의 흐름을 역동적으로 담아낸 《자유와 형식》은 철학사의 고전으로 남을 것이다.

 

 

 

◉ 책 속에서

 

 

서론 │1권 47쪽

코페르니쿠스의 발견 이후 이 세계에는 더 이상 확고한 중심이 없다. 세계는 오로지 자신의 힘에 의지하여 무한한 우주공간에서 떠다닌다. 세계는 운동의 방향과 길을 이끌어 주는 예지적 힘의 체계를 통해 질서를 유지하지 않으며, 확고한 기하학적 형태와 경계에 에워싸여 있지도 않다.

 

 

루터 │1권 49~50쪽

루터는 중세 종교관의 전반적 체계, 특정한 객관적 교회 제도를 통해 신앙을 전파하는 체계를 철폐함으로써 개개인이 새로운 막중한 과제를 떠맡게 했다. 이제는 그 어떤 물질적 제도의 도움 없이도 개개인이 무한자와 유대를 맺어야만 한다. 루터의 ‘신앙’ 개념에서 본질적 계기는 이처럼 신앙이 온전히 자립적이고 양도 불가능한 기본권의 행사라는 생각이다.

 


헤르더 │1권 258~261쪽

셰익스피어의 드라마는 아주 사소한 세부 사항에 이르기까지, 장면 구성과 인물의 성격, 언어와 리듬에 이르기까지 통일된 법칙의 지배를 받는다. (…) “그대 자신이 공간과 시간의 척도를 창조해야 한다. 그대가 창조하는 것이 다름 아닌 공간과 시간 속에 존재하는 세계라면 시간과 공간에 대한 척도는 바로 우리 내면에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 이집트 문화와 헬레니즘 문화, 셰익스피어와 고대 그리스의 드라마, 호메로스와 오시안, 햄릿과 리어왕, 이들 모두가 헤르더에겐 진정한 ‘모나드’이다. 자기 자신에 근거하여 움직이고 자신의 척도로 측정할 수 있는 통일체다.

 

 

칸트 │1권 298~299쪽

순수이성비판이라는 추상적 도식 속에서, 그 시대는 오랫동안 무의식적으로 씨름해 온 문제들을 명명하고 해석하는 틀을 발견했다. 비판철학의 형식은 그 시대의 삶의 형식을 표현하는 도구가 되었다. 칸트 이전의 독일 정신사에서 이러한 연결은 전무했다. (…) 칸트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독일 철학의 ‘학문적 개념’이 다시 진정한 ‘세계 개념’이 된다. 순수한 사유를 구심점으로 정신적 실재에 대한 새로운 방향 정립이 이루어진 것이다.

 

 

칸트 │1권 301쪽

실제로 자유는 존재 또는 사건의 문제가 아니라 ‘당위’의 문제이며, 인과의 맥락이 성립하는가 아닌가 여부의 문제가 아니라 여기서 제기되는 가치가 근원적인가 아니면 파생적인가 하는 문제이다.

칸트 철학에서 ‘적극적 의미’에서의 자유는 단순히 ‘자발적으로’ 시작되는 행위가 아니라 자기 안에 목적과 규범을 지닌 행위를 가리킨다.

 

 

괴테 │2권 19쪽

괴테는 사색과 탐구에 집중할 때도 가장 엄밀한 의미에서 ‘형상의 창조자’였다. 괴테의 문학에서 감정의 순수함은, 그리고 외부로부터 부과되는 모든 종교적·도덕적 속박에서 자유로운 것은 이러한 형상화의 순수함에서 샘솟는다. 괴테는 감정을 표현할 때 먼저 외부의 소재에서 형상화 대상을 찾지 않고 처음 떠오르는 착상과 실마리를 형상으로 표현한다. 그래서 그렇게 표현된 감정은 실제 세계나 이념 세계에 대해 애초부터 자율성을 얻게 된다.

 

 

실러 │2권 203~205쪽

실러는 언제나 단순히 주어진 것, 외부적 요인에 의해 고정된 것에 맞서 격렬히 저항한다. 그러한 저항은 지극히 다양한 형식으로 표현되지만 언제나 동일한 내적 투쟁이다. (…) 어느 경우에나 특수한 문학적 모티브는 오로지 실러 자신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전반적인 정신적 해방 과정의 표현 수단으로 활용된다. (…) 실러의 문학은 객관적 존재와 인간 삶의 반영이 아니라 그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당위에 대한 점점 더 깊은 해석이었으며, 그러한 당위는 그의 모든 활동을 지배하는 정언명령이었다.

 

 

헤겔 │2권 371쪽

헤겔에게 이성의 실현은 역사의 총체성 안에서 가능하다. (…) 헤겔 철학은 이전까지의 모든 철학의 정수이자 총괄 개념이 되고자 했고, 모든 사고의 운동을 완결하고 모든 사고의 결과를 지양하고자 했다. 그런 맥락에서 헤겔에겐 세계사적 진행 과정의 목표, 즉 자유 개념의 완전한 전개가 그 목표에 도달한 국가의 절대적 형식이 존재하는 것처럼 보인다.

일러두기

약어


제4장 괴테

1. 주관성과 상상력

괴테의 세계관과 주관성의 새로운 지위 │ 괴테와 루소


2. 청년 괴테의 자연관과 역사관

슈투름 운트 드랑 │ 청년 괴테의 역사의식

 

3. 자유와 필연

괴테와 스피노자 │ 프로메테우스적 충동


4. 괴테의 고전적 형식 개념

자연 탐구와 고전적 형식 개념 │ 괴테의 양식 개념 │ 괴테의 상징 개념


5. 괴테의 자연관과 ‘형태’ 개념

괴테의 자연관 │ 자연의 직관적 인식 │ ‘경험’과 ‘이념’ │ 보편·특수·전형 │ 근원 현상 │ ‘형태’의 새로운 이해 │ ‘근원식물’

 

6. ‘형태 변화’와 창조적 상상력

‘형태 변화’ 개념과 정신세계 │ ‘형태 변화’와 시적 상상력 │ 자연과 예술의 통일성 │ 형태 변화와 근원 현상

 

7. 괴테의 자연관과 진리관

괴테의 방법론 │ 괴테와 칸트 │ 종교에 대하여 │ 현상과 본질의 통일

 

8. 파우스트

파우스트적 충동 │ 자유와 구원

 

 

제5장 실러―고전주의 미학에서 자유와 형식의 문제

1. 청년 실러의 자유 이념

실러의 초기 희곡 │ 도덕적 장치로서의 연극 │ 실러와 괴테

 

2. 실러 미학의 발전 과정

라이프니츠의 영향 │ 모리츠 │ 칸트의 자율성 사상 │ 실러의 자율성 미학 │ 괴테와 실러

 

3. 실러와 독일 이상주의

실러와 피히테 │ 실러의 미적 교육론 │ 실러의 정신사적 위치

 

제6장 자유 이념과 국가 이념

1. 독일 정신과 국가 이념

실러와 피히테의 독일 정신 개념 │ 독일 국가 이념의 철학적 특성

 

2. 근대 독일의 국가 이념

쿠자누스의 국가론 │ 라이프니츠의 국가론 │ 볼프의 자연법사상과 국가 이념 │ 프리드리히 대왕의 국가 이념

 

3. 칸트의 국가 이념

레싱과 헤르더 │ 칸트의 국가 이념

 

4. 훔볼트의 교양 이념과 국가주의 비판

훔볼트의 인문주의 교양 이념│ 국가주의 비판과 이성 국가

 

5. 피히테의 국가 이념

피히테의 학문론과 국가관 │ 피히테의 자유 개념 │ 피히테의 자연법사상 │ 국가의 ‘예지적’ 과제 │ 민족적 이상과 세계시민주의

 

6. 셸링의 국가론

피히테와 셸링 │ 셸링의 유기체적 국가론 │ 아담 뮐러의 국가론

 

7. 헤겔의 국가론

헤겔 국가론의 발전 과정 │ 헤겔의 법철학과 국가론 │ 이성 국가

 

참고문헌

찾아보기

지은이·옮긴이 소개

에른스트 카시러(Ernst Cassirer, 1874~1945)

프로이센 동부 지방의 브레슬라우(지금 폴란드의 브로츠와프)에서 유대계로 태어나 베를린대학에서 법학·독문학·철학을 공부했고, 이어서 마르부르크대학에서 신칸트학파의 헤르만 코헨과 파울 나토르프 밑에서 공부하여 《수학적·자연과학적 인식에 대한 데카르트의 비판》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근대 철학과 과학에서 인식의 문제》로 교수 자격을 취득한 후 1906~1919년 동안 베를린대학에서 전임강사를 지냈고, 1919년 함부르크대학 교수로 초빙되어 1929~1930년 함부르크대학 총장을 지냈으며, 1933년 나치가 집권한 후 영국으로 망명해 옥스퍼드대학에서 가르쳤다. 1935년 스웨덴으로 옮겨가서 예테보리대학 교수로 있다가 1941년 미국으로 이주해 예일대학과 뉴욕 컬럼비아대학에서 강의했으며, 1945년 컬럼비아대학 교정에서 심장마비로 작고했다. 카시러는 20세기 전반기의 대표적인 신칸트학파 철학자이자 세계를 이해하는 다양한 상징적 형식의 이론을 개진해 문화철학의 개척자로 평가된다. 대표 저서로 《자유와 형식―독일 정신사 연구》(1916), 《상징 형식의 철학》(1923~29), 《르네상스 철학에서 개체와 우주》(1927), 《계몽주의 철학》(1932), 《괴테와 역사 세계》(1932), 《인간에 대하여》(1944), 《국가의 신화》(1946) 등이 있다.

 


◉ 옮긴이 소개

임홍배(林洪培)

서울대 독문과 명예교수. 서울대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괴테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한국괴테학회 회장을 지냈다. 저서로 《독일 비평사 읽기: 괴테부터 루카치까지》, 《독일 고전주의》, 《괴테가 탐사한 근대》, 《독일 명작의 이해》(공저) 등이 있고, 번역서로 《정신 병동 수기》, 《계몽이란 무엇인가》, 《모든 이별에 앞서가라―독일 대표 시선》,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젊은 베르터의 고뇌》, 《로테, 바이마르에 오다》, 《천사는 침묵했다》, 《어느 사랑의 실험》, 《세상의 끝》, 《변신·단식광대》(공역), 《진리와 방법》(공역), 《루카치 미학》(공역) 등이 있다. 펴낸 책으로 《김남주 시전집》, 《김남주 문학의 세계》, 《황석영 문학의 세계》, 《살아 있는 김수영》(이상 공편) 등이 있다.

prev next
prev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