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항복문서

남찬순 지음

판매가(적립금) 12,000 (600원)
분류 문학
판형 신국판 변형(128x205mm)
면수 168
발행일 2024-12-02
ISBN 978-89-300-1099-3
수량
총 도서 금액     12,000

시인 남찬순의 세 번째 시집 《나의 항복문서》가 나남출판에서 출간되었다. 사랑과 그리움으로 가득한 삶의 바닥을 그려 낸 기억의 풍경첩과도 같은 시집이다. 이 땅 위의 모든 이가 짊어진 삶의 고통 그리고 기쁨에 대한 성찰과 반추가 눈부시다.

 

 

 

 

 

◉ 책 소개글

 

 

 

 

 

‘일상’과 ‘기원’과 ‘역사’의 트라이앵글

시인 남찬순이 《저부실 사람》, 《바람에게 전하는 안부》에 이은 세 번째 시집 《나의 항복문서》를 나남출판에서 출간하였다. 이번 시집에서 그는 사랑과 그리움의 오랜 시간을 소환하며 내밀한 삶의 바닥을 그려 내었다. ‘길’이라는 키워드를 일생동안 질문해 온 시인은 이번 에도 우리네 삶의 만만찮은 굴곡을 거슬러 오르며, 새로운 희망을 일구어 가려는 의지를 보여 준다. 그러므로 《나의 항복문서》는 수많은 고난을 넘어서며 인생의 지극한 원형을 찾아가는 미학적 페이소스로 가득한 실존적 기록이라 할 만하다. 시집의 해설을 맡은 유성호 평론가는 이러한 그의 시 세계를 두고 “일상과 기원과 역사의 트라이앵글”이라 평하였다.

 

 

 

존재론적 기원으로서의 고향을 찾아서

또한 시인은 ‘길’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존재론적 기원으로서의 고향을 호출한다. 그리하여 실향민과도 같은 현대인에 대한 가없는 마음을 노래한다. 그 과정에서 남찬순은 전형적 서정시인으로서의 단정하고도 견고한 매무새를 보여 준다. 그는 시를 통해 지나온 시간에 대한 기억의 재구성이라는 과정을 거치면서 존재론적 기원을 탐색하는데, 그 시원이란 “색 바라고 귀퉁이 찢어지고 손때 묻어 있는 푸른 날의 사진”(〈망각의 길〉)처럼 아름다우나 이제는 사라져 버린 시간이다. 하지만 그는 “천년의 사랑이/ 곱게 깔려 반짝이던/ 그곳”(〈남태평양 섬나라 얘기〉)을 향해 묵묵히 걸어간다. 그리고 그의 역동적 언어는 독자로 하여금 자연스레 그 길을 동행하게 만든다.

 

 

 

 

 

◉ 책 속에서

 

 

 

 

 

잊는 것도 잃어버리고 가는 것도 모르고 하얀 깃발 흔들며 홀로 걸어가는 망각의 길. 항복의 길. 부디 달빛 한 줄이라도 비춰 주십시오. 봇짐 속 사진 꺼내 들고 웃으며 가고 싶습니다.(〈망각의길〉 중에서)(13쪽)

 

 

 

내 앞에 놓인 길은 한 뼘인데/ 망령은 남은 삶을 미끼로/ 마지막 도박을 하라고 하네./ 욕망의 사슬로/ 투기꾼처럼 몰아붙이네.(〈길〉 중에서)(21쪽)

 

 

 

나는/ 비탈진 바위에 걸터앉아/ 유한(有限)과 무한(無限)의 길을/ 망연히 떠올리고 있네.(〈돌로미티에서〉 중에서)(28-29쪽)

 

 

 

네가/ 물결에 출렁이는 낙엽처럼/ 갈 곳 잃어 풀섶에 엉켜 있어도/ 갈 곳 없어 바위틈에 끼어 있어도/ 나는 너를 더 이상 만나지 않겠다.(〈그대는 떠나가고〉 중에서)(47쪽)

 

 

 

산등성이 휘감던 격정도/ 또한 한때였다.(〈송추의 겨울 노래〉 중에서)(49쪽)

 

 

 

아지랑이 기억과 씨름하는 일/ 컴퓨터 만지다 혼자 화내는 일/ 빨간불 깜박이면 병원 챙기는 일(〈요즈음 살이〉 중에서)(62쪽)

 

 

 

한평생 마음 뒤편에 웅크리고 있는 그리움입니다. 황량한 벌판에도 멀리 별빛 마을이 있겠지요. 만나 주기만 한다면 깊이 간직했던 미안하다는 말, 꼭 해야겠습니다. 당신은 문고리를 잡고 지나간 삶이 서러워 입술을 깨물겠지요.(〈늙은 나무의 참회록〉 중에서)(71쪽)

 

 

 

한세상 인연이 그림이군요./ 영원히 흘러가도/ 우리의 작업은 끝나지 않을 겁니다./ 붓을 놓지 않겠습니다.(〈아내 칠순 날에〉 중에서)(75쪽)


 

 

 

 

자서自序 5

 

 

 

1부 앞산에 바람 쉬어 갈 때

망각의 길 13/ 거기, 마을 있나요 14/ 그 길 갈 때 16/ 올라가긴 어딜 올라가 18/ 귀향 20/ 길 21/ 파랑새야, 꿈길 고향으로 가자 23/ 늙어 가는 가을 노래 25/ 돌로미티에서 27/ 천둥소리 30/ 어미의 길 32/ 세상에 다시 온 할매 33/ 소리 한 번 질렀지 34/ 그곳에 가면 35/ 스님의 봄날 37/ 연산홍아 39/ 죄송합니다 41/ 이봄 할아버지 42/ 혼자 봄놀이 가네 43/ 이십 년은 더 살고 싶네 44 /

 

 

 

2부 그림자 뒤에 두고

그대는 떠나가고 47/ 송추의 겨울 노래 49/ 이제는 더 기다릴 수 없네 51/ 하얀 항아리 52/ 그대로 두었네 54/ 안부 55/ 그렇게 쉬운 일이었니? 57/ 소송 중일 거다 59/ 졸업여행 가자 60/ 요즈음 살이 62/ 또 하루가 64/ 꿈 한 토막 줍네 66/ 봄날 꿈 67/ 사랑 그리고 마무리 69/ 늙은 나무의 참회록 71/ 에피소드 72/ 아내 칠순 날에 74/ 그 자리에 멈춰 다오 76/ 봄이 왔는데도 77/ 매미 소리 78/ 내가 몰랐다 80/ 그 울음소리 82/ 내 모자다 83/ 추석 84/ 청춘들아 85/ 제삿날 87/ 산자락 연꽃아 89

 

 

 

3부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닌

하미, 노래가 슬퍼 93/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닌 94/ 오늘 그를 만나면 96/ 그늘 98/ 하늘의 문 99/ 6월의 광장 100/ 또 오겠습니다 102/ 저 작은 어선을 보라 103/ 가을꽃 104/ 결투 105/ 골목길 107/ 소통은 되네 109/ 햇살 모아 주었구나 110/ 꽃구경 111/ 꽃밭 이야기 112/ 나팔꽃 113/ 당신은요 114/ 비둘기들이 데모한다 115/ 쓰레기통 116/ 안 봐도 되네 117/ 휴대전화 118/ 한강 미루나무 119/ 아파트 마을의 새벽 120/ 웃는 가면 121

 

 

 

4부 혼자 푸르렀다네

아프지 마라 지구야 125/ 남태평양 섬나라 얘기 126/ 몰래 손만 흔들었네 127/ 강바닥에 서서 128/ 유랑 129/ 간사한 도피 131/ 더울 거다 132/ 나의 항복문서 133/ 빈터 135/ 버티겠네 136/ 혼자 푸르렀다네 137/ 백내장 수술 139/ 몽환 141/ 바보들의 장터 143/ 그럴 것이다 144/ 장마철에 145/ 정신 나간 사람들 146

 

 

 

 

해설 147

남찬순

경상북도 문경군 마성면 저부실에서 태어났다.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시큐러스대학교에서 석사, 경남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동아일보〉 기자, 워싱턴 특파원, 논설위원, 심의연구실장을 지냈다. 낸 시집으로 《저부실 사람》, 《바람에게 전하는 안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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