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항해

박길성 지음

판매가(적립금) 18,000 (900원)
분류 인문교양
판형 신국판 변형(135*195)
면수 248
발행일 2024-10-25
ISBN 978-89-300-417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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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도서 금액     18,000

해군과 함께 태평양을 가로지르며

수평선 너머 바다에서 미래를 찾다

 

 

저자는 해군사관학교 생도들과 함께 호주, 뉴질랜드, 피지를 거쳐 하와이까지 태평양을 항해했다. 지구의 남반구에서 북반구로, 태평양의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하는 항해였다. 동해를 보며 자란 유년 시절부터 수평선 너머를 꿈꿨던 박길성 고려대 명예교수는 사회학자로 평생을 살았다. 예기치 않았던 순항훈련에 합류해 마주한 태평양은 학문의 개념으로 설명할 수 없는 신세계였다. 태평양 항해는 ‘오디세이’라고 이름 붙일 정도로 특별한 경험이 가득한 긴 여정이었다. 저자는 항해하며 경험한 자연을 예찬하고, 함대 공동체에 대한 애정 어린 감탄과 함께 대한민국이 바다 너머로 뻗어갈 미래의 가능성에 대한 설득을 이 책에 담았다. 순항훈련함이라는 독특한 공간에서의 여정을 기록한 것 자체로도 의미가 있지만, 사회학자로서 인간 사회를 과학적으로 탐구해 온 저자의 통찰을 덧붙여 내용에 깊이를 더했다. 탁 트인 바다며 기항했던 곳의 풍경을 독자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풍부한 사진 자료와 함께 생생하게 전달한다.

 

 

 

 

 

 

◉ 책 소개글

 

 

 

망망대해에서 느낀 경외

태평양이라는 드넓은 바다 위에서의 긴 항해는 흔치 않은 경험이다. 동해를 바라보며 자란 유년 시절부터 수평선 너머를 꿈꿨던 저자도 항해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몰랐다. 그러나 그는 친숙했던 일상을 뒤로하고 한산도함에 올랐다. 그렇게 마주하게 된 드넓은 바다는 중심과 주변의 구분도, 경계도 없이 끝없이 이어져 있었다. 그저 바라보는 것을 넘어, 배 위에서 거친 파도를 몸으로 느꼈다. 태평양의 광활함, 개념으로만 인식하고 있었던 적도를 건너며 바라본 잔잔한 바다, 지도 위에서만 보았던 날짜변경선을 실제로 넘어가며 항해일지에 같은 날짜를 다시 적어 넣었던 순간…. 직접 바다를 항해하며 경험한 순간들은 담담한 서술을 통해서도 생생하게 전해진다.

 

 

 

바다 위 사람들과 함께한 특별한 여정

저자가 기록한 항해의 여정은 느긋하고 유쾌하다. 낯선 환경에서 멀미로 고생하면서도,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과 함께 항해하는 사람들의 배려를 기쁘게 받아들이며 호사를 누렸다고 표현한다. 해군들과 흥겨운 단합의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기항지에서 만난 교민들과 따뜻한 정을 나누기도 한다. 생애 첫 항해에 나선 저자의 눈에 비친 함대 공동체의 모습은 놀라움의 연속이다. 저자는 바다에서 지내는 것이 이미 일상이 된 이들이 보여주는 태도에서 삶의 지혜를 읽어냈다. 이들의 모습을 배의 앵커에 빗대어 표현하기도 했다. 중심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생도들을 상대로 강연을 하고 대화를 나누며 그들이 나아갈 미래를 이야기한 부분에는 애정 어린 시선과 희망이 가득 들어차 있다.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너른 바다 위에서 좋은 사람들과 어울리며 생각을 비우고 또 새로이 채우는 모습은 읽는 이에게도 평화로운 성찰의 시간을 선사한다.

 

 

 

항해의 기록을 통해 미래를 바라보다

사회학자인 저자의 통찰을 함께 접할 수 있다는 점도 이 책만의 큰 매력이다. 저자는 바다를 면밀히 들여다보고 항해에서 느낀 감상을 충실하게 표현하면서, 사회를 탐구하던 학자의 시선을 더해 깊이를 더했다. 무풍지대인 적도를 항해한 경험에서 한발 더 나아가서 발전의 동력을 잃은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이야기한다. 남태평양의 아름다운 풍경을 묘사하면서 그곳에 닥쳐온 환경문제에 대한 염려를 함께 전했다. 책의 후반부에서는 항해를 하며 그린 미래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대한민국이 바다를 개척해 해양국가로 나아가는 미래다.

저자는 태평양에서 보낸 시간을 모험의 시간이었고, 성찰의 시간이었으며, 경계를 넘는 시간이었고, 미래를 보는 시간이었다고 표현했다. 항해하며 좌표를 확인하는 것이 나아갈 방향을 찾기 위함이듯, 이 책은 여정을 기록한 여행기이자 성찰을 담은 명상록으로서 미래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제시한다.

 

 

 

 

 

 

◉ 책 속에서

 

 

동해를 보며 유년 시절을 보낸 나는 저 멀리 수평선 너머에는 무엇이 펼쳐질지 늘 궁금하였다. 소년은 꿈을 꾸었다. 저편 너머를 꼭 가서 모든 물줄기는 바다를 향하고 바다는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해납백천의 의미를 품어 보겠다고 말이다. (‘프롤로그’, 15쪽)

 

 

바다에는 중심이 없다. 어디나 중심이다. … 중심부니 주변부니 하는 그 흔한 세속적 다툼이 여기서는 무의미하다. 바다 한가운데 있으면 주위는 그저 바다일 뿐이다. 끝도 모르게 펼쳐진다. 무함이다. (‘바다 예찬’, 21쪽)

 

 

망망대해에서 동쪽과 서쪽의 방향을 아는 것은 태양과 나침판뿐이다. 태양의 하루 경로가 마무리되면 수평선은 거칠도록 붉게 물든 석양과 함께 희미해진다. … 하루 종일 태평양의 하늘을 가로지른 석양은 노을의 으뜸으로 여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을 다스린다. (‘태평양의 아우라’, 42쪽)

 

 

무풍의 적도에서 범선의 지혜를 생각해 본다. 멀리 떨어진 곳에서의 항해이지만 무풍의 잔잔한 적도를 건너며 어수선한 한국 사회 현실이 어른거렸다. (‘태평양의 아우라’, 64쪽)

 

 

함정은 좌우로 흔들리는 롤링과 앞뒤로 흔들리는 피칭을 절묘하게 받아들이며 쉼 없이 앞으로 힘차게 나아간다. 파도를 거스르기보다는 순응하며 완급을 조절한다. 파도를 이기거나 거스를 수 있는 재간은 없다. 배를 타본 사람이면 다 안다. (‘한산, 충무공, 《난중일기》’, 92쪽)

 

 

사방을 돌아보니 별로 가득한 돔 안의 정중앙에 내가 있다. 낮에 보았던 돔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르다. … 마침 우리 함정이 구름를 지나면서 일부만 보였던 하늘의 광채가 점점 더 넓어지면서 찬란한 모습이 보인다. 감탄이 절로 나온다. (‘항해의 낭만’, 110쪽)

 

 

앵커는 바다 밑바닥에 단단하게 자리를 잡아 배가 표류하지 않도록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나의 앵커를 어디에 두고 있는가의 스스로에 대한 질문은 중심을 어디에 두고 있느냐의 다른 표현이다. 앵커는 흔들리지 않는 본질에 심어야 한다. (‘바다의 용사’, 137쪽)

 

 

우리 순항훈련단이 뉴질랜드에서 3일의 일정을 마치고 오클랜드항에서 조금씩 벗어나려는 차에 우리 함정을 향해 2개의 태극기가 저편 언덕 위에서 크게 흔들렸다. 감동적인 장면이 마웅고익 언덕에서 펼쳐졌다. (‘기항지의 교훈’, 183~184쪽)

 

 

로마인의 경구처럼 바다는 누구의 것도 아니다. 실제로 바다의 경계는 모호하다. 경계가 모호한 만큼 바다는 분쟁의 소지가 많은 구조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이것을 다른 각도에서 보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가능성을 무한에 가깝게 확장할 수 있음의 다른 표현이다. (‘해양국가로의 길’, 215쪽)

프롤로그 눈 닿는 데마다 새로운 세상이 펼쳐졌다 11

 

 

1장 바다 예찬

머물게 하고, 좋아하게 하고, 따르게 하고, 감동케 한다 21

모든 것을 받아들인다 24

빛을 빛나게 한다 27

우리네 삶을 담고 있다 30

 

 

2장 태평양의 아우라

끝 간 데 없다 39

마젤란의 행운 49

남태평양, 마지막 낙원의 마지막 역설 56

적도, 범선의 지혜와 지금 62

날짜변경선의 마법, 아주 특별한 하루 68

 

 

3장 한산, 충무공, 《난중일기》

한산, 큰 산이 아니라 가로막을 산이다 77

난중일기, 기록을 이길 자는 없다 82

한산도함, 충무공의 아포리즘으로 가득하다 88

 

 

4장 항해의 낭만

시간 사치 95

함상에서의 《데카메론》 103

별 가장 가까운 곳에서의 별 108

하루 네 번의 식사 113

아주 낯선 땅멀미 118

 

 

5장 바다의 용사

사람 사치 125

휴머니스트 135

협업의 달인 140

 

 

6장 순항훈련의 걸작

쉽게 탄생하는 걸작은 없다 147

사관생도 한 명 한 명이 모두 외교관이다 153

생도들에게, 뿌리 내린 곳에서 꽃 피워라 157

9분 10초 영상, 어느 사회학자의 첫 순항훈련 164

 

 

7장 기항지의 교훈

항구의 미학 171

시드니에서 국가의 품격을 175

오클랜드에서 연민의 연가를 183

수바에서 일상의 행복을 189

하와이 진주만에서 역사와의 대화를 194

 

 

8장 해양국가로의 길: 바다에서 미래를

바다에 대한 한국인의 ‘마음의 습속’ 203

블루 이코노미: 지속가능과 새로운 경제 가치 209

방어의 바다에서 확장의 바다로 214

21세기 대한민국을 향한 새로운 패러다임 220

해양 전략의 대전환 시점이다 220

한반도에 갇혀 있지 마라 225

지정학적 사고를 전환하라 229

 

 

에필로그 화양연화, 감사 그리고 Bravo Zulu 236

미주 241

박길성

강릉에서 태어났다. 고려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문과대학장, 대학원장, 교육부총장을 역임하였다. 미국 유타주립대 겸임교수, 세계한류학회 회장 및 이사장, 한국사회학회 회장으로 활동했다. 현재 고려대 사회학과 명예교수이며, 푸른나무재단 이사장, 삼성호암상 위원을 맡고 있다. 대한민국 해군발전자문위원이다.

《한 사회학자의 어떤 처음》, 《사회는 갈등을 만들고 갈등은 사회를 만든다》, 《한국사회의 재구조화: 강요된 조정, 갈등적 조율》, 《세계화: 자본과 문화의 구조변동》, 《Development and Globalization in South Korea: From Financial Crisis to K-pop》, 《Business Ethics in East Asia》를 포함하여 많은 저서를 국내·외에서 출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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