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의 품격

김외련 지음

판매가(적립금) 25,000 (1,250원)
분류 나남신서 2176
판형 크라운판 변형(170*228)
면수 344
발행일 2024-08-20
ISBN 978-89-300-417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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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도서 금액     25,000

갓 지어 뜨끈한 밥과 제철 먹거리로 만든 반찬, 정성 어린 밥상으로 사람과 마음을 나누는 김외련의 음식 철학이 고스란히 담긴 책이다. 사시사철 내내 먹을 수 있는 음식과 철 따라 만들어 먹는 음식이 순서대로 수록되었다. 저자가 손수 그린 먹음직스러운 음식 수채화를 곁들였다. 약식동원(藥食同源)을 통감한 이가 평생을 그러모은 한식 조리법을 모두 전수한다.

 

◉ 책 소개글

 

먹고살기 어려운 시대, 밥상의 ‘품격’이란?

‘먹고살다’라는 말이 있다. ‘먹다’와 ‘살다’ 두 동사를 합쳐 “생계를 유지하다” 정도의 뜻으로 쓰이지만, 인간의 삶이란 곧 먹는 일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임을 알 수 있는 말이다. 먹고살기 어려운 시절이라고들 한다. 이는 물론 살림살이의 곤경을 가리키겠으나,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의 식생활과 연결 지어 해석해도 딱히 그릇되지는 않겠다. 나트륨·당류의 과다 섭취, 보존 기간을 늘리기 위해 첨가되는 화학물질, 즉 높은 열량에 비해 낮은 영양가의 음식들이 넘쳐 나는 요즈음의 밥상. 음식이 우리의 건강한 삶을 위협하고 있다. 정말 먹고 살기 어려운 때다.

 

한편 ‘먹여 살리다’는 말도 있다. “생계를 유지하도록 돌보아 주다”의 뜻으로 쓰이는 관용구지만, 마찬가지로 먹는 일과 연결 짓는다면 우리에게 이 말은 쉬이 부엌에서 달그락대며 바삐 음식을 만드는 ‘어머니’의 뒷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이른 아침 부지런히 일어나 김이 모락모락 나는 쌀밥을 짓는 사람. 제철 식재(食材)를 무치고 볶아 찬을 내는 사람. 그렇게 우리를 먹여 살리는 넉넉한 밥상을 차리는 사람. 그런 사람이 바로 이 책 《밥상의 품격》의 저자 김외련이다.

 

“배를 가른 통대구가 줄줄이 널려 겨울바람에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고 대나무 채반에는 무와 배추 시래기가 마르고 있으며 한쪽에는 한약방에서나 볼 작두가 대구 마르기를 기다리며 누워 있는 정경”(331쪽) 속 김외련은 오랜 세월, ‘나와 내 가족 그리고 이웃을 위한 밥’을 손수 지어 왔다. 무르고 약한 자식들을 먹여 살린 건강 밥상부터 죽음의 문턱에서 스스로를 먹여 살린 영양 밥상까지. 음식을 경유한 저자의 인생사가 담긴 이 책은 그리하여 묵은 장맛같이 구수하면서 향긋하다.

 

먹여 살리는 마음, 밥상의 ‘진심’이란?

 《밥상의 품격》에는 저자의 요리 철학이라 할 수 있는 ‘제철 싱싱한 재료, 최소한의 양념, 최고 간단의 조리법’이 담긴 음식 레시피 256종이 수록되어 있다. 책의 독자는 마치 상다리가 휘어지게 차려진 밥상 앞에 앉은 듯하다. 잘 살펴보면 사시사철 먹을 수 있는 음식과 봄·여름·가을·겨울, 철 따라 만들어 먹는 음식들이 순서대로 담겼다. 아울러 저자가 정성껏 그린 음식 수채화도 곁들였으니 보기도 먹기도 좋은 한 상이라 할 수 있겠다.

 

이 넉넉한 밥상을 차려 낸 김외련은 ‘제 손으로 만들어 먹는 음식’의 중요성을 설파한다. “섭생의 의미도 있지만, 음식을 만드는 과정에서 생활을 사랑하고 현실을 의식하는 심성이 인격에 베어들기 때문”(330쪽)이다. 또한 저자는 음식이란 함께 나눌 때 진정한 가치가 생겨난다고 믿는다. ‘가을 아욱국은 문 닫고 먹는다’는 심보 고약한 태도보다는, ‘맛있는 음식은 3할은 덜어 남에게 맛보도록 양보하라’는 《채근담》 속 살뜰한 마음씨를 행동으로 옮겨야 하는 것이다.

 

정성이 듬뿍 담긴 이 256개 레시피는 그리하여 나눔을 실천했던 이의 삶이 고스란히 담긴 자서전과도 같다. 김외련의 조리법을 따라 만든 음식 하나하나는 먹고살기 어려운 이 시절, 우리의 끝 모를 허기를 비로소 채워 줄 것이다. 진심이란 언제나 우리를 먹여 살리니 말이다.

 

◉ 책 속에서

 

내가 요리의 본질을 깨닫고, 그야말로 요리를 즐기게 된 동기부여는 유방암이다. 끔찍한 재앙과도 같은 그 병은 시련과 고통만큼이나 내게 많은 귀한 것들을 안겨주었다. 요리가 그중의 하나다. 삶의 질을 높이는 데 필수적인 한 요

건인 식생활에 대한 소양을 갖추게 됐음은 실로 행운이 아닐 수 없다. ‘나쁜 일 가운데는 반드시 좋은 일도 있기 마련’이라는 인생의 한 비밀을 경험한다. (322쪽)

 

 

‘가르치는 사람이 더 배운다.’는 상식대로였다. 매번 두세 가지 협업으로 단시간에 요리해 내는 음식을 스스로들 찬탄했다. 내 요리에 대한 소신을 그대로 실습하고 확인하는 과정이었다. 음식 그 자체만이 아니다. 손수 만든 음식을 다른 사람들과 같이 즐김은 친밀해지는 과정의 촉매가 되는 동시에 그 속도에 가속을 더해준다는 사실도 마찬가지다. (329쪽)

 

 

제 손으로 만들어 먹는 음식이 왜 중요한가? 섭생의 의미도 있지만, 음식을 만드는 과정에서 생활을 사랑하고 현실을 의식하는 심성이 인격에 배어든다는 나의 소신도 암묵적으로 그들과 나누었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330쪽)

 

 

김 여사가 해주는 음식은 내가 어릴 적 방학 때마다 시골 할머니 집에 가면 먹었던 순수한 우리 음식의 맛을 떠올리게 한다. 시골집 마당 빨랫줄에 배를 따서 줄줄이 널어놓았던 복어를 무 빚어 넣고 된장만으로 잘박하게 졸인 복어찌개에다 바닷가에서 걷어온 모자반을 톡 쏘는 동치미 무채와 멸치젓국에 무쳐놓은 것이 전부인 그 밥상을 나는 평생 잊지 못한다. (332쪽)

 

 

‘맛있는 음식은 3할을 덜어서 남에게 맛보도록 양보하라’는 홍자성의 「채근담」 경구를 실천하고 있다. ‘남에게 맛보도록 양보’하는 것이 아니라, ‘맛있는 음식을 장만하였으니 같이 즐기자’는 취지의 초청인 것이다. (338쪽)

1. 사철음식

 

사골우거지국/ 선지우거짓국/ 김치찌개/ 돼지갈비강정/ 무장국/ 돼지갈비김치찌개/ 차돌박이된장찌개/ 순두부찌개/ 청국장찌개/ 낙지볶음/ 등갈비묵은지김치찜/ 동파육/ 돼지고기김치두루치기/ 돼지목살과 더덕고추장구이/ 돼지고기샤부샤부/ 스테이크①/ 스테이크②/ 감자스테이크/ 연어스테이크/ 콩자반/ 어묵조림/ 전복초/ 전복무침/ 북엇국①/ 북엇국②/ 북어구이/ 생선매운탕/ 닭모래주머니볶음/ 닭날개소금구이/ 멸치견과류볶음/ 멸치볶음/ 건새우볶음/ 갈비찜/ 브로콜리볶음/ 채소수프/ 러시안수프/ 카레라이스/ 치킨시저샐러드/ 훈제연어샐러드/ 부추장떡/ 파에야(일본식)/ 달걀말이(일본식)/ 이치반다시/ 자완무시/ 양배추샐러드/ 탕평채/ 해물파전/ 녹두빈대떡/ 김치해물전/ 소고기프라이팬다타키/ 항정살된장양념구이/ 잡채/ 고추잡채/ 떡국(경상도식)/ 콩나물국(경상도식)/ 콩나물국(전라도식)/ 쇼유타래(일본식 간장조미료)/ 쇼유타래양념닭구이/ 나박김치

 

2. 봄음식

 

냉잇국/ 풋마늘된장무침/ 개조개구이①/ 개조개구이②/ 꼬막비빔밥, 꼬막무침/ 새조개전골(샤부샤부)/ 두릅전/ 두릅더덕산적/ 두릅숙회/ 미더덕찜/ 차돌박이 숙주볶음/ 차돌박이와 달래무침/ 병어조림/ 병어회/ 병어저냐/ 병어양념구이/ 바지락탕/ 멍게비빔밥①(통영식)/ 멍게비빔밥②/ 해물뚝배기/ 마새우전/ 마올리브유구이/ 마·마늘쫑볶음/ 봄나물/ 모둠채소무침/ 봄나물비빔밥①/ 봄나물비빔밥②/ 봄동나물/ 봄동겉절이/ 봄동메밀전/ 봄동된장국/ 죽순볶음(중국식)/ 죽순조갯살나물/ 죽순고추장무침/ 낙지연포탕/ 돼지고기아스파라거스말이구이/ 도미조림/ 도미밥(일본식)

 

3. 여름음식

오이·방울토마토 무침/ 비름나물/ 부추김치/ 고구마줄기나물/ 김치고등어조림/ 고등어조림/ 회덮밥/ 잔치국수/ 비빔국수①/ 비빔국수②/ 오이소박이/ 오이냉국/ 오이초절임/ 새우오이냉채/ 소고기오이볶음/ 강된장/ 육개장/ 고추소박이찜/ 머위들깨찜국/ 머위대볶음/ 꽈리고추와 멸치볶음/ 꽈리고추올리브유볶음/ 꽈리고추조림/ 꽈리고추찜/ 방아부추해물전/ 민어요리/ 민어탕/ 민어저냐/ 민어회/ 찜민어/ 민어양념구이/ 장어국/ 장어덮밥/ 대구알젓감자전/ 감자샐러드(일본식)/ 감자전/ 해파리냉채/ 구운가지무침/ 가지냉국/ 가지튀김/ 튀긴가지무침/ 가지와 차돌박이구이/ 월과채/ 편수/ 열무얼갈이김치/ 열무물김치/ 돼지고기여름편육/ 항정살부추찜

 

4. 가을음식

전어회/ 전어양념무침①/ 전어양념무침②/ 전어소금구이/ 대하버터구이/ 총알오징어구이/ 다시마나물/ 호박새우젓볶음/ 갈치무조림/ 아욱국/ 우엉소고기 조림/ 우엉조림/ 삼치구이①/ 삼치구이②/ 무생채/ 무나물/ 뭇국/ 무말랭이무침/ 청무김치/ 총각무물김치/ 은행죽/ 더덕튀김(섭산삼)/ 더덕고추장구이/ 더덕간장구이/ LA갈비·표고버섯양념구이/ 표고버섯소고기볶음/ 송이버섯국/ 박나물/ 꽃게탕/ 꽃게무침/ 버섯떡잡채/ 단호박수프(유럽식)/ 연근조림/ 연근전/ 호박범벅/ 제육쌈밥/ 배추겉절이/ 군만두(일본식)/ 토란국/ 토란병/ 돼지갈비콩비지찌개/ 돼지고기청경채볶음

 

5. 겨울음식

 

시금치나물/ 숙주나물/ 대구요리/ 통대구국/ 우거지통대구찜/ 통대구된장찌개/ 우거지된장찌개/ 대구요리 풀코스/ 대구알젓(만들기)/ 알젓(바로 즐기기)/ 통대구무침/ 대구저냐/ 대구양념구이/ 대구껍질튀김①/ 대구껍질튀김②/ 대구국/ 장자젓(만들기)/ 장자젓무침/ 장자김치/ 통대구①/ 통대구②(멸짝)/ 대구볼찜/ 대구이리시래깃국/ 알젓스프레드/ 대구알젓무국/ 대구알젓두부찌개 / 알무침/ 알젓달걀찜/ 알젓달걀말이/ 배춧국/ 김속대기쪽파무침/ 청어소금구이/ 청어회/ 생굴(그대로 즐기기)/ 굴무침①/ 굴무침②/ 굴전/ 굴밥/ 굴튀김/ 어리굴젓/ 김치굴젓/ 매생이굴국/ 가시리볶음/ 아구찜①/ 아구찜②/ 톳나물/ 파래무침/ 몰(모자반)동치미무무침/ 김치움파산적/ 갈비탕/ 우거지와 시래기/ 무시래기나물/ 묵나물/ 방어무조림/ 전복죽/ 단팥죽

 

6. 육수·양념장

다시마다시/ 가쓰오다시/ 멸치육수/ 닭육수/ 맛간장/ 토마토마리네이드/ 고추기름/ 찌개고추장/ 볶음고추장/ 찜양념장

 

7. 사람들+음식+나

 

내 요리의 진화(김외련)/ 할머니 손맛을 다시 만나(노순옥)/ ‘음식의 행복’을 가르쳐준 외련 요리교실(지영선)/ 여러 모로 내 롤 모델(이윤실)/ 김외련 여사의 음식(최명)

김외련

1945년 마산 태생, 이화여대 약대를 다녔다. 서울 신대방동에서 약국을 처음 열었고, 나중에 열었던 방이동 약국은 유방암 탓에 접었다. 동병상련의 국립암센터 사회봉사를 하는 동안 약식동원을 통감했고 요리교실도 열었다. 2녀 1남 소생을 위해 열심히 싸댔던 도시락, 외갓집에서 났다고 외조부가 지어준 이 세상 단 하나 여자 이름이 반생의 자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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