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레오파지티카-존 밀턴의 언론 출판 자유에 대한 선언

17세기 영국의 시인이자 정치사상가인 존 밀턴의 언론자유 사상을 다룬《아레오파지티카》가 나남에서 번역·출판되었다.
《아레오파지티카》는 당시 '출판허가제'라는 구실로 출판검열과 언론탄압을 자행하던 처사에 대해 언론의 자유를 옹호할 취지로 의회에서 행한 밀턴의 연설문이다. 밀턴의 많은 저술 가운데《아레오파지티카》는 출판 당시에는 별로 관심을 끌지 못했으나, 오늘날에는 언론의 자유주의에 대한 고전적 경전으로 간주되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고전적 자유주의의 대명제인 '사상의 자유롭고 공개적인 시장'이란 관념과, 진리의 발견을 위해서는 표현의 자유가 허용되어야 한다는 언론자유를 정당화하는 전통적 논리를 읽을 수 있다.

《아레오파지티카》가 출판된 당시인 17세기 영국은 정치·종교적으로 첨예한 갈등이 있던 시기였다. 왕당파와 의화파가 전쟁중이었고, 종교적으로는 영국국교회, 가톨릭, 청교도들이 대립하고 있었다. 밀턴은 청교도로서 의회파를 지지했으나, 의회파는 종교통합을 주장하는 장로파와 종교의 자율성을 주장하는 독립파로 분열되었다.
다수파인 장로파는 반대파에 대한 탄압의 수단으로 '출판허가제'를 이용하였는데, 그 와중에 밀턴의 한 저술이 고발당했다. 아레오파지티카는 이에 대한 항의의 글이다. 그러나 이 글은 단지 '출판검열'의 문제뿐 아니라, 사상의 자유, 언론·표현의 자유, 종교의 자유 등에 대해 근본적으로 천착해 들어간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밀턴의 풍부한 인문학적 교양과 날카로운 지성, 청교도혁명과 공화주의적인 정신, 무엇보다 그의 휴머니즘적 면모를 다시금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특히 제2부에 아레오파지티카에 대한 해제 형식의 글로 역자의 글, "표현의 자유 원리 ―〈아레오파지티카〉의 언론사상 : 휴머니즘, 공화주의, 그리고 자유주의"을 실었다. 이를 통해 존 밀턴의 사상에 대해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역자의 정밀한 번역과 세심한 주석은 고전 특유의 난해함과 까다로움을 덜어줄 것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