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살리는 숲 은골, 우리 모두가 떠나온 고향!
우리는 과연 그곳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2008년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정장화 작가가 10여년 만에 내놓은 장편소설이 출간되었다. 숲과 함께 살아갈 줄 알았고, 이웃과 함께 살 줄 알았던 ‘은골 사람’으로 태어났지만, 현대 산업사회에서 경쟁을 뚫고 살아야 했던 주인공의 이야기를 담았다. ‘고진 어른’이라고 불렸던 주인공의 아버지가 질박한 충청도 사투리로 아들에게 일러주는 풀 이름, 나무 이름은 이제는 존재하지도 않고 돌아갈 수도 없는 고향을 떠올리게 한다. 고향을 떠나 고속도로 건설현장과 원자력발전소 건설현장에서 살을 부대끼며 살아가는 인물들, 경제발전에 밑거름이 되었지만 그 결실을 누리지 못하고 소외되었던 사람들의 강퍅한 현실을 실감나게 묘사한다. 사회 전체가 가난을 탈출하고자 내달렸던 시대에 어디에도 뿌리박지 못하고 부초처럼 살았던 이들의 한을 풀어주는 씻김굿 한 판 같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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