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스베버 역사사회학연구

전성우(한양대) 지음

판매가(적립금) 재판준비중
분류 사회비평신서 62
면수 272
발행일 199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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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 체제의 붕괴에 따른 마르크스주의의 퇴조를 계기로 사회과학 전반에서 막스 베버의 사회사상에 관심이 자연스럽게 늘고 있다. 주로 서구학계에서 불고 있는 이러한 '베버 르네상스' 현상은 국내학계에서도 일부 일어나고 있다. 그것은 성과여부를 떠나 우리 사회학계의 지평확대라는 점에서도 환영받을 만하다.
그러나 전성우 교수의 작업은 우리 학계만 국한해놓고 생각해본다면 사실 '베버 르네상스'라기보다는 베버의 도입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일부 학자들에 의한 베버저작들의 번역과 단편적인 연구가 있기는 했지만, 그의 사상 전모를 보여줄 만한 연구서는 거의 없었던 것이 우리 학계의 현실이었기 때문이다.

'하면 할수록 미궁에 빠져 든다'는 저자의 변과 같이 아직은 전모가 불투명한〈마(魔)의 산(山)〉으로 우리 앞에 존재하는 베버사상에 관한 본격연구서인 이 책은 역사분석 - 방법론 - 합리성이론에 이르는 방대한 주제를 다루겠다는 저자의 야심찬 기획의 첫단계 작업에 해당하는 것으로 베버의 생애와 사상 전모에 관한 요약적 소개와 더불어 근대유럽의 도시형성과 시민계층의 발전사라는 테마를 중심으로 베버의 학문적 접근방법이 흥미롭게 개진되고 있다.

역사학과 사회학의 접목은 사회사라는 학제적 수준에서 시계열분석이라는 기법적 수준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진행되어 왔다. 그러나 인문학적 전통과 사회과학적 전통의 이론적 융합을 꾀하는 '역사사회학'은 국내에서 '역사학과 사회학의 어색한 동거'에 머물렀을 뿐 진정한 의미에서의 '역사사회학'이라고 할 만한 실체가 없었다. 따라서 성과 또한 미미한 수준이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더구나 서적이나 첨단통신 기기를 이용한 지식전달체계의 개량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학문역량이 아직은 성숙단계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되는 이즈음 상대적 낙후영역인 고전연구분야에서 이처럼 국내필자에 의해 내실있는 본격이론서가 출간되었다는 사실은 학계의 일원으로 깊은 사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고전연구의 궁극적 목적이 오늘날 우리 사회의 이해에 있다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정신을 바탕으로 씌어진 이 책은 지엽말단적 문구에 연연해 부분을 전체로 호도하는 편협한 훈고주의적 경향을 초극(超克)하고 있다는 점에서 고전이론의 연구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고 평가하고 싶다. 물론 그것은 저자의 한 가지 테마에 대한 오랜 연구가 밑받침됐음은 물론이다.
절제된 논리와 유려한 문체로 표현의 이(利)를 극대화시키고 있는 이 연구서는 사회과학적 진술
이 지향해야 할 모형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또 하나의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쾌작이다. 우리 학문이 한 걸음 한 걸음 내딛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기쁨을 주는 성과이다.

김문조(고려대 교수, 사회학)
베버 생애 약전/베버 사회학의 현대적 의의/베버 사회학의 사상사적 배경/베버 사회학의 이론적 기본구도/고대 도시 국가/중세 도시 및 도시시민계층/초기 근대 시민의 형성 : 신교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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