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운동, 성역에서 광장으로] [책의 향기]위안부 문제, 우리부터 ‘합의수준’ 합의해야
매체명 : 동아일보   게재일 : 2021.03.13   조회수 : 278

◇위안부 운동, 성역에서 광장으로/심규선 지음/456쪽·2만9000원·나남

지난해 5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기자회견에서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활동을 비판한 일은 이 단체를 성원해 온 국민에게 실망을 안겼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여러 칼럼과 저서로 한일관계의 바람직한 미래를 제시해 온 저자는 ‘피해자 중심주의’에서 논의를 시작한다. 그에 따르면 정의연이 내세우는 피해자 중심주의는 원칙을 벗어나는 일이 많았다. 할머니들을 내세워 돈을 모금하고 사용처에 대해선 “우리는 생활보호단체가 아니다”라고 했다. 할머니들의 의사를 예산과 사업 등에 반영하는 시스템은 없었다.

 

할머니들 일부의 모습만 이상(理想)화하고 나머지의 목소리를 무시하기도 했다. 두 나라가 협의해 만든 화해·치유재단의 돈을 받은 할머니들은 활동에서 배제했다. 이는 현 정부로 이어졌다. 2018년 문재인 대통령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청와대에 초청하며 “할머니들을 한자리에 모시게 되어 기쁩니다”라고 말했지만 화해·치유재단에서 돈을 받은 할머니들은 초청하지 않았다.

 

정부에 대해 저자는 피해자를 방치하며 부작위(아무 일도 하지 않는) 사태를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한다. 2011년 헌법재판소는 “한일 간 분쟁에 대해 정부의 부작위는 헌법에 위배된다”고 결정했지만 현 정부는 2015년의 양국 합의를 파기하고 화해·치유재단을 해산시킨 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비판도 피하는’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저자는 ‘일본과 어떤 수준의 합의를 해야 해결로 볼 것인가, 우리 내부에서 먼저 합의의 수준을 합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위안부 운동, 성역에서 광장으로_앞표지.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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